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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4 - [국내거지트립/[부산]] - 부산 당일치기_출장 [오전]
동공이 풀리도록 회를 맛나게 먹고 나니 보슬보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빨간잠바부대 아주머니들이 바닷가 옆 돌길을 따라 어디선가 내려오고 계셨고 바람이 조금 더 거세졌다
어서 벡스코로 가라고 재촉하는 듯했다
부장님은 다시 운전대를 잡으셨고 난 조수석에 샤삭 타고 안전띠를 매었다
부장님께서 이것 저것 계속 설명을 해주셨는데 솔직히 모두 기억하진 못 했다
하지만 이동 중 길에 보게 된 허허벌판이던 뉴타운 대단지가 완성될그 날을 꿈꾸며 분주하게 꿈틀꿈틀 거리는 것이 인상에 남았다
또 무슨 대교가 이젝 막 완성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좀 죄송스럽지만 솔직히 이름이 정말 기억에 남질 않는다
그래도 영상은 그 모든 걸 기억하고 있다
<크아: 보이는 가 바다가, 보이는가 저 컨테이너들이>
부장님께서는 10년 무사고를 자랑하시며 신나게 벡스코로 향했다
"장롱 10년 아닙니다" 라며 절 안심시켜 주셨다
하지만 가끔씩 보여주시던 급 브레이크에 회를 먹을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동공이 흔들리곤 하였다
비가 오고 차도 조금 막히는 지라, 예상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이렇게 편하게 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시
부장님의 큰 배려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벡스코 제 1전시관>
<여기였어: 같은 공간에 각기 다른 전시회들이 있어서 길을 헤매다 겨우 찾았다>
사전에 온라인으로 등록한 무료 참가권을 받고 전시장 안으로 발을 옮겼다
사실 출장 전, 생각하던 그런 전시회가 아닐거다라고 하셨었다. 그래도 뭔가 건질만한 건 있겠지, 이 생각으로 달려왔는 데...
정말 생각과 너무 달랐다
오히려 그러자 마음이 다 가벼워졌고 부스를 천천히 돌아보며 부담없이 즐기기로 하였다
<LED우산: 우산이 없어 구매할까 말까 잠시 망설이기도 했다>
<습기찬 안구에 활기를: 안구 마사지 체험 중>
중학교 시절, 우리들의 희망이자 엄마들의 등골 브레이커였던 엠씨 스퀘어를 닮았다
눈에 착용하면 따듯한 미열이 올라오며 눈 주위를 따스하게 올려준다
그리고 나서 약 15분 정도 눈 마사지 시작~
뭐, 나름 괜찮았다
판매하시는 분이 날 보시더니, 눈에 다크가 심하니 따듯한 수건으로 눈을 덮고 자면 괜찮아 질 거라며 씩- 웃으셨다
가...감사합니다
부스를 모두 돌고 나오니 비는 어느새 그치고 상쾌한 바람이 날 맞았다
물에 젖은 바닥은 손바닥 치듯 내 발이 가는 곳마다 물방을 튀기며 살아났다
벡스코 건너편에 자리한 신세계 백화점도 잠시 들러 매장에 진열된 상품들을 죽 둘러보았다
<아시아에서 제일? : 아시아에서 제일 크다고 하던데>
오후 5시
저녁 식사까지 하시자는 부장님 말씀에 감히 거역(?) 할 수 없었던 것인지, 하지 않은 것인지
또 푸짐하고 입이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하러 간다는 생각에 발길을 재촉했다
부산 출장 2-3일전 구매한 대륙의 실수 ' 샤오미 보조 배터리 '가 있으니 괜시리 또 마음도 든든했다
<대륙의 실수: 대룩이 실수하지 않았다면 난... 또 어디선가 불쌍하게 충전을 하며 앉아 있었겠지>
센텀시티역에서 부산역으로 다시 가야한다
50분 정도 예상을 잡고 6시까지는 도착해야 퇴근시간에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잽싸게 역 플랫폼으로 들어섰다
부산 지하철은 서울의 그것보다 폭이 조금 더 좁다
그러니까 뭔가 비좁은데 그렇다고 엄청 좁은 것도 아닌것이 좀 애매한 사이즈다
<싸롸있네: 야간의 부산역>
부산역의 도요코인 호텔과 포장마차가 죽 이어진 도로를 가운데로 곧장 직진하다 보면 한진해운 건물이 있다
그 곳 6층이었나...
제 시간에 정확한 장소로 도착하고 함께 일 하시는 천대리님과 또 처음으로 인사를 드렸다
6시 반 업무 종료
근처 '어촌'으로 우리는 향했고 이미 식당은 만원이었다
이 곳 탕이 정말 시원하고 맛있어서 점심에도 예약을 해야만 한다고 하더라
<예술: 이런 게 예술이지>
<좋은데이: 술 이름도 사투리다, 그렇다 오늘은 굿데이, 좋은데이다>
<개불: 생각보다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최후의 만찬: 평소에 볼 수 없는 만찬들>
우리는 즐거웠다
아니, 최소한 나는 즐거웠다
부장님, 대리님도 즐거웠길 바란다
왁자지껄 식당 안은 회식하는 손님들로 붐볐고, 식당 이모님들은 분주하게 주문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눈 앞에 맛있는 밥과 매운탕과 회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 잔까지
하루가 이렇게 맛날 수가
그래, 오늘 하루는 이렇게나 맛있었다
바다내음이 물씬 나는 밥과 반찬으로 두둑하게 속을 채우고
기분좋게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하룻밤을 더 머물다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건 아내와 딸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또한 혼자만 너무 맛있는 걸 먹게 되어 미안함도 들었다
9시 20분 KTX를 타기 위해 또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야 지하철 막차를 놓치지 않고 새벽 1시 이전에는 집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음식, 좋은 구경 그리고 좋은 만남
이 모든 걸 감사하며 서울행 KTX 열차에 앉아 눈을 감고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기다림: 무지개 및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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