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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인터뷰

오마이 사람 - 이승형

* 뒤늦게 포스팅 합니다. ㅋㅋ




이 오고 있다.  기상 캐스터가 전해주는 변화무쌍한 날씨 소식은 나와 아내를 슬프게도 하고 웃기도 하였지만 분명히 봄이 오고 있음을 벚꽃이란 한 단어로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여전히 닭살 돋는 바람이 부는 반면 봄햇살 기분 좋게 내려쬐던 어느 날 오전이었다.

내 맘대로 순식간에 정해놓은 취재대상인 이승형을 망우역 근처의 예쁘게 꾸며놓은 까페에서 시작하였다.


이 친구는 현재 강남구청 소재의 미국계 'A' 의류회사에서 온라인 스토어를 담당하고 있다. 그 친구를 만나는 날 일전에 그에게 받은 파란색 후드티가 있어 보란듯이 입고 나갔더니, '야, 그거 우리꺼냐?, 우리 꺼랑 비슷하게 생겼네' 라고 말을 한다. 


11년간 알고 지낸 친구 사이인 우리는 그렇게 소위 말하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마주 않게 되었다. 사실 이 상황이  웃기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면서 어색하다라는 것은 나도 알고 이승형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진지함을 잃지 않으려 애를 썼다. 


내가 사는 방법은 ' 내장 평화(?)' 를 유지하는 거야~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어처구니 없이 진부한 질문들을 좀 던져 보았다. 


'남들이 잘 모르는 본인만의 습관같은 것이 있어? '

'음.. 난 주위가 산만해서 주변에 일어나는 사소한 일에 반응을 잘 해. 그니까 , 일을 하다가도 누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그런 부분들을 다 신경을 쓰는 거 같아. 그리고 특별한 습관은..없어. 별명도 없어. 어릴 적엔 별명이 없는 게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했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그런 습관은 없었다. 재미가 뚝 떨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걱정이 앞섰다.


'태어나 가장 서럽게 울었던 적은 언제야?'

'눈물이 많지 않고 슬퍼도 잘 울지 못해. 표출이나 표현이 잘 안되고 또 의식적으로 억제를 하는 편이지. 굳이 꼽으라면 별이 태어났을 때, 아 그리고 군 복무 시절 예수님을 진정으로 영접했을 때에 펑펑 울었네.'


'태어나 가장 추하게 웃었던 적은 있었어?'

'없지. 오죽하면 고등학교 때 별명이 포커 페이스였겠냐'


이쯤되면 어떤 인물인지 대~략 보인다. 그래도 조금 더 들어가 보기로 했다. 


'그래도 특이한 면은 있어. 생각을 하는 부분이 일반적이지는 않아. 특이한 걸 많이 보고 좋아하는 편이야.

예를 들면, 남들이 좋아하는 색깔보단 좀 더 유니크한,. 평범함 보단 독특한 디자인을 선호하구'


'좋아 그럼,이건 정말 나답다 할 수 것이 있다면 뭐든지 상관 없으니 말을 해봐'

"음..커피 숍 창가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 그게 딱 나야. 여유로운 상황. 음악을 듣고 , 평화로운 모습들.. 가장 나다운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인 것 같아.'


'아, 그리고.. 포기가 빠른 편이야. 일전에 중고 카메라를 구매를 위해 90만원 입금을 했는데, 카메라를 못 받고 사기를 당한거지. 30분 고민하고 바로 그냥 쿨해졌어(웃음). 난 늘 기회비용을 생각하는데, 90만원을 잃어버린 억울함은 있지만 그걸로 인해  내 마음이 힘들어질 바엔 90만원을 포기함으로 얻는 마음의 평화와 삶의 질이 더 높다고 판단했지. 뭐 이런게 내가 사는 삶의 방식이야. 습관이라면 습관이고.'


사람의 마음은 밭이라고 했다. 좋은 밭을 일구면 좋은 열매가 나오는 데 이승형 그의 밭은 전쟁을 싫어하며 평화를 누리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는 곳인 듯 하다.


이제 그 마음밭에 무엇을 가꾸고 살고 있는지, 주인의 허락을 받아 그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보기로 했다. 





내 속엔 내가 너무 많다 (?)라는 편견은 버려라


초등학교 4학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난 노원구 상계동으로 이사를 하였고 나의 척 짝꿍으로 이승형을 만났다. 그 시절부터 지금 껏 거의 한결같은 이미지 유지(?)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데 난 이 부분을 장점으로 바라본다.

'착함' '반드함'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인의 또 다른 이면이 있을 거라고 난 혼자 고집을 부리며 무언가 색다른 것을 꺼내주길 내심 바라고 있었다. 


'너도 뭔가 엉뚱한 구석이 있겠지? 너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이라면 다양성이랄까. 그런 것들이 있다면 말해줘봐.'

제발, 새로운 모습이 있다고 말해다오. 

'별로 없어. (잠시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음.. 있을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없네.' 


이 얼마나 진실하지 못해 보이는 대답인가. 설마 없겠나 싶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더 캐물어야 소용 없을 게 뻔해 보여 '사진'이라는 주제로 넘어가기로 했다. 


내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일전에 사진이 비전이란 말을 했는데.. 사진이 비전이다? 솔직히 무슨 말인지 감이 잘 오질 않아. 사진을 통해 네 비전을 이루는건지 아니면 근사한 사진을 많이 찍는 것인지..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


'쉽게 풀면 사진작가가 꿈이고 내가 받은 재능이야. 달란트지. 우연히 접한 카메라를 통해 지금까지 사진을 찍고 있고 내 달란트가 된거야. 음..  결국 최종 마지막 단계는 종교사진 작가(?)가 되는거야.' 

'종교 사진 작가?'

'간단히 예를 들면, 하나님의 마음을 담은 사진을 찍는거야. 그리고 그 사진을 사람들이 보게 되었을 때에 복음 혹은 궁휼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진이야. 사진을 보면서 이 작가는 왜,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이 사진을 찍었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면 작가의 신념이나 생각 등을 알 수 있지. 반대로 작가 입장에서 그러한 나의 신념이나 생각을 잘 전달하고 싶어.'





이제 감이 온다. 어떤 사진을 추구하는지. 그래도 궁금한 것들은 계속 생겨나 질문을 하게 되었다. 


사진은 사진평가를 업으로 하는 평론가들에 의해 설명되어지고 정의되어질 수 있는데  사진작가와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이 될 경우가 분명 있을 터이다. 또한 이승형의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에 간간이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면 솔직히 말하면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되고 이게 도데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쉽게 파악하기가 어렵다. 여기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사진가의 사상을 알고 사진을 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어. 나는 내 생각, 신념을 사진에 담는 데 있어 힘쓰고 있고 현재는 모든 것이 그 과정이야. 단순히 사진만을 보고 이해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

내가 가지고 있는 철학, 신념, 사상을 이야기 하자면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해.'


2남 중 둘째 인 승형은 어릴적 부터 형의 존재감이 본인보다 두드러진 탓에 소외된 자신의 모습이 싫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인정이 필요했고, 그 방법으로 공부를 선택하였다. 철저하게 고독히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에너지 드링크 한 박스와 커피 여덟 캔을 매일 갈아치우며 공부와 시험사이를 드나들면서 자연스레 신경이 날카로워 지고 민감해졌다. 이를 갈고 닦아 수능까지 모든 것을 대비하였지만 수능은 호락하지 않았다. 


특히 2001년 수능시험은 수능 만점자가 무려 66명이나 나오면서 전체 등급이 그야말로 뚝 떨어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운도 따르질 않아 평균점수에 훨씬 못미치는 점수가 나왔고 편입을 위해 전문대를 들어가게 된다. 당시 교제하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지면서 그녀를 중심으로 포커스를 맞춰놓은 모든 삶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하였다. 


이 때에 예수님을 진정으로 영접을 하게 되었고 그에게 들어온 말씀은 시편 42장 5절이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고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그 얼굴의 도우심을 인하여 내가 오히려 찬송하리로다

[출처] 시편 42장 5절|


'이 때 정말 펑펑 울었지. 정말 힘들었거든'


스스로 계획한 모든 것들과 이루어 놓은 것들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였기에 그것들이 우르르 무너진 순간 또한 되돌려 놓는 것은 모두 본인의 몫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 말씀은 모두 내려 놓을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그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자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었다. 


힘이 솟아나자 회사와 교회 등에서 인정을 받고 인정을 받자 할 일도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극복이 되며 치유가 되었던 것이다.

그 후로도 평탄한 삶을 지속하고 있다. 넘어저도 다시 일어나는 삶 말이다. 


이 모든 과정이 곧 신념이 되었고, 그 신념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이승형 본인의 이야기 인 것이다.


'내 사진은 다 똑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 정확히 말하면 딱 두 가지 이야기야.아까 말했던 시편 42장 5절을 그대로 적용한 것과 고난은 나의 유익이다라는 거지. 이미 정해주신 그 길을 내가 얼마나 잘 따라가느냐의 문제야. 결국엔 더 크게 쓰이고 더 큰 상급으로 보상받을 것이기 때문에 고난은 나의 유익이란 거야.' 


그러면 백문이불여일견이다. 직접  찍은 사진을 보며 설명을 들어보기로 했다. 


'잠깐~. 내가 우선 사진에 대해서 느낌을 말해 볼테니 어느정도 맞는 지 봐봐.' 

' 알겠어' 


<명동에서 찍은 사진> 


'음..내가 보기엔.. 마네킹을 우선 핵심으로 잡은 것 같아. 그런데 바라보는 시선은 뭐랄까, 굉장히 측은하게 혹은 불쌍하게 바라보는 느낌?  좀 뭐랄까.. 어두운 느낌이 들어.'


승형은 웃으며 핵심은 잘 맞췄네 라면서 사진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마네킹은 결국 나 자신 혹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야. 안에 갇혀 문이 있음에도 나오지 못하는 모습에서

측은함, 연민 등을 느꼈어.  문만 열고 나오면 더 넓고 밝은 세상이 있는데도 나오지 못하는 거지.  색상 대비를 통해 그런 부분을 표현하고자 했고.. 현재 상황은 어둡지라도 고난은 결국 자신을 연단시키는 수단..을 또 적용하는거지.


두어시간 정도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니 이제 이 친구놈의 속을 좀 본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사람 속을 본인도 잘 모르는데 내가 어찌 다 알 수 있으랴. 마지막으로 인터뷰 소감을 물어보았다. 


' 재밌었어. 나의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게 의아하고 신기하고 재밌었어.(웃음)그리고 이 인터뷰를 통해 나의 신념을 더욱 깊고 정확히 알아 가는 과정의 퍼즐들을 조금 더 끼워 맞추는 기회가 된 것 같네.'



* 특별 추가 질문 by 정서희


별이는 누굴 닮아 그렇게 시크한 것인지? 

- 모르겠다.


직업은 그냥 수단일 뿐 ?


- 직업과 비전(꿈)과 구분이 되는 것에 대한 본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돈을 버는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삶을 유지하는 정도면 족하다. 내가 원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선 책임이 존재 하는데, 

나의 현실과 이상 사이에 괴리감을 매우기 위해선, 돈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가족생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 후엔 내 삶을 찾아가는 데에 투자를 한다.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사진 작가 으젠느 앗제에 대한 승형의 코멘토리와 승형의 사진 일부를 마지막으로 포스팅 마무리.  


"개념 사진이란 말이 있어. 그게 뭐냐면 내용이 있는 사진인데 음.. 으젠느 앗제(Jean Eugene Auguest Atget, 프랑스)라는 사진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 출신 사진 작가가 있어.이 작가는 프랑스 파리를 너~무 사랑하는데, 그 마음을 사진을 통해 표현을 하는거야. 그런데  그 작가는 엄청난 절제를 통해 그 사랑의 감정을 극대화 시켜 사진을 찍기 때문에 자칫 굉장히 건조한 사진처럼 보일 수 있거든. 하지만 절제하기에 더 표현이 되고 더 어필을 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