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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인터뷰

기록을 하는 이유


기록을 하는 이유 



나는 만 서른이 되어 무슨 이야기가 쓰고 싶어 이러는 것일까.

왜 블로그를 개설하고, 왜 굳이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일까. 

난 글쟁이도 아니고, 책을 내야겠다는 의지도 없는 사람인데. 


난 이런 사람이지만 글을 쓰라고 한다. 아니 글을 쓴다기 보다 기록을 남기란 말을 한다. 그것이 너무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아니라 나 자신이 나에게 하는 말이다. 


기록의 사전적 의미부터 확인하면, 

기록할 기:記

기록할 록:


①사실()을 적은 서류(), 또는 사실()을 적음 ②운동() 경기() 등()의 성적() ③사료()로서의 일기() 등()과 같은 자료()



그럼 나는 왜 삶을 시작한 지 30년이나 지난 후에야 사실을 적는 이 행위가 중요하다고 스스로에게 말을 하는 것일까.

그 계기는 매우 단순하다. 지겹도록 경비중대에서 경계만 서던 군바리 시절, 지금은 믿기 어려울 만큼 몸이 탄탄하고 버거킹은 비교도 안 될 만큼 그 맛이 훌륭했던 군데리아를 사랑하던 그 시절을 틈틈히 기록한 조그마한 수첩을 발견하고 나서부터이다.



<안면위장 후 명령이 떨어지기 만을 기다리며 대기 중이다>



나름대로 군생활은 할 만하며 재미있게 보냈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시절을 그려놓은 기록들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근거자료가 되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한창 근무가 힘들던 시기에 주구장창 수첩을 채웠나 보다.


그 기록들은 솔직했고 얼굴을 화끈하게 할 만큼 내 자신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를 볼 수 있었다. 동시에 어렴풋한 일들은 더욱 정확하고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 시절의 나를 10여년이 지난 후, 정확히 볼 수 있었다.

솔직한 기록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도저히 분리할 수 없는 것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이며, 이 각각의 시점을 이어주는 시간들이 어떻게 기록되고 어떠한 평가를 받는 지는 후대에도 매우 긴밀한 개연성을 제공할 뿐 아니라 우리 사람들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조금이라도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현재의 날 돌아보게 해주고 더 나아가 자연스레 미래를 생각하게 해준다.


<단숨에 십수년 전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사진>



나는 다른 어떤 현상과 사건보다, 사람에게 집중하고 싶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에게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제외하곤 이야기가 되는 것이 없다라는 생각 때문이다. 


거의 모든 현상의 이면에는 늘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을 한다. 어떤 심오하거나 거룩한 뜻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사람이 좋고 사람을 알고 싶은 이러한 마음이 이렇게 글을 쓰게 하고 있다.


<어느 삼형제의 과거와 현재 >



최근 ' 오마이뉴스'를 통해 시민기자로의 가입을 마쳤다. 누구나 기사를 쓸 수 있는 오마이뉴스 정신.. 감사하다.

정식 기자는 아니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은 글을 쓰게 하는 이유가 되었고, 우연히 첫 인터뷰 대상자를 찾았다. 


잠시 일을 멈추고 쉼을 가지면서 11년 지기 친구를 만나 점심을 함께 하며 가벼운 담소를 나누면서 물었다.

내가 너 좀 인터뷰 하자고.  주제를 정하자면 너의 사진 이야기가 듣고 싶다라고. 


그 친구는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오늘도 어김없이 카메라를 어깨에 줄래줄래 달고 왔다.

검정 색상의 이쁘게 잘 빠진 수동 카메라였다. 

모델명은 레이카 (leica m6 millenium NSH & summaron 35mm f2.8)라고 한다. 참고로 지인의 카메라를 잠시 빌려 나온 것이다.


 < Leica m6 millenium NSH & summaron 35mm f2.8>



자연스레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뭔가 있어 보이는 듯한 전문용어를 비롯한 사용법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만났기 때문에 길게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마침 돌아오는 금요일에 휴가라고 하여 오전에 같이 사진을 찍으며 두번 째 만남을 가지기로 하였다.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할 지, 고민 좀 해보자. 

무슨 이야기가 듣고 싶은 것인가.

즐거운 이야기로 채우고 싶다. 



<아니.저기.. 내 친구 민식이.. 민식이도 말 잘하는데.. 어떻게... >